글로벌 빅테크들, 정말 한국 스타트업 지원군일까? [긱스]

입력 2022-09-19 15:37   수정 2022-09-19 18:14

이 기사는 프리미엄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한경 긱스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최근 해외 정보기술(IT) 대기업들이 한국 스타트업을 앞다퉈 지원하고 있습니다. 지원 규모도 기업당 수억원까지 늘었죠. 대기업은 여러 가지 이유로 새싹 기업을 돕곤 합니다. 회사 이미지 구축에도 도움이 되죠. 하지만 기업은 공익 단체가 아닙니다. 이익 추구가 기업의 핵심 목표죠. 해외 테크기업이 국내 스타트업 업계에 관심을 갖는 것도 이런 측면에서 볼 수 있습니다. 한경 긱스(Geeks)가 최근 국내 스타트업 지원에 나선 해외 IT 대기업들의 속내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한국 스타트업의 든든한 지원군?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달 한국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인 ‘마이크로소프트 런처(Microsoft Launcher)’를 29일 공식 출범한다고 밝혔다. 앞서 MS는 올해 초 글로벌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마이크로소프트 스타트업 파운더스 허브(Microsoft for Startups Founders Hub)’를 설립했다. ‘마이크로소프트 런처’는 한국 스타트업 맞춤형 지원 프로그램이다. MS 관계자는 "한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기술적, 금전적 혜택으로 한국 스타트업을 전폭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창업자의 배경, 회사 운영 과정 등과 관계없이 아이디어가 있는 소프트웨어 기반 제품 또는 서비스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은 지원받을 수 있다.

MS는 우선 '마이크로소프트 런처'를 통해 MS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 사용권(크레딧), 각종 라이선스 및 기술 지원 등을 포함 스타트업당 최대 5억원 상당의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크레딧은 사업 아이디어, 개발 수준, 제품 출시 및 고객 확보 규모, 시장 확장 등 단계에 따라 최대 2억원 상당까지 차등 지급한다. 깃허브, 비주얼 스튜디오, 마이크로소프트365, 파워플랫폼, 다이나믹스365 등 MS의 다양한 서비스도 1년간 무상으로 지원한다.

최고의 자연어 처리 모델로 꼽히는 오픈AI(OpenAI)사의 'GPT-3'를 신규 제품 구축에 활용하는 것도 돕는다. 별도 신청을 통해 선정된 스타트업은 130만원 상당 오픈AI 크레딧, 3개월간의 오픈AI API 혁신 라이선스, 오픈AI의 전문가 무료 컨설팅 등을 지원받는다. 스타트업을 위한 다양한 학습 기회도 마련했다. 온라인 학습 플랫폼 '마이크로소프트 런(Microsoft Learn)'에서 1대1 기술 자문이 가능한 세션과 다양한 콘텐츠가 포함된 스타트업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개발자 역량 평가 및 채용 추천 플랫폼인 슈퍼코더와 개발자 채용도 돕는다. 글로벌 벤처캐피털(VC)과 미팅 주선 등 투자 유치 관련 혜택도 제공한다. 아흐메드 마즈하리 MS 아시아지역 사장은 “한국은 불과 3년 전과 비교해 유니콘 기업이 2배로 늘고 창업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는 등 아시아의 새로운 스타트업 허브로 부상하고 있다”며 “'마이크로소프트 런처'를 통해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에 힘을 실어주고 한국 스타트업의 혁신과 글로벌 확장을 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도 지난 2월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구글 포 스타트업 클라우드 프로그램(Google for Startups Cloud Program)’을 발표했다. 시리즈A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에 구글 클라우드의 첫해 사용료를 최대 10만 달러까지 지원한다. 해당 스타트업은 구글 클라우드 기반의 클라우드 시스템을 무료로 구축하고 혁신과 고객 확보에 보다 집중할 수 있게 된다고 구글 측은 설명했다. 프로그램 2년 차에는 구글 클라우드 사용료의 20%를 최대 10만 달러 어치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구글 포 스타트업 클라우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스타트업은 구글 전문가의 멘토링, 각종 기술 지원 외에도 '구글 워크스페이스', '구글 지도' 등 사업에 도움이 되는 추가 서비스의 혜택도 받는다.



구글은 최근 스타트업 업무 공간인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를 다시 열기도 했다. 구글은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를 2015년 국내에 아시아 처음으로 서울에 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2020년 오프라인 운영을 중단했다. 구글은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 재개관을 통해 관련 시설을 보강했다. 최신 영상 및 오디오 녹음 시설의 ‘크리에이터 스튜디오’를 추가했다. 마이크 김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 아시아태평양 지역 총괄은 “이번 재개관을 시작으로 더욱 확장된 지원으로 국내 스타트업이 성공적으로 글로벌 무대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전했다.

앞서 아마존도 지난해 한국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을 내놨다. 아마존웹서비스(AWS)의 '스타트업 램프(Startup Ramp)'는 보건, 디지털정부, 스마트시티, 농업, 우주 기술 분야의 솔루션을 구축하는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AWS 무료 사용권, 기술 지원, 전문가 조언 등 다양한 혜택 제공한다. AWS는 지난달에는 경희대학교 캠퍼스타운사업단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중국의 IT 대기업인 알리바바로 한국 스타트업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열린 ‘알리바바 클라우드 서밋 2021’을 통해 한국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스타트업 육성에 10억달러는 투자한다고 밝혔다. 3년간 디지털 인재 100만명을 양성하고 개발자 10만명과 기술 벤처 기업 10만 곳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추가로 스타트업에 최대 2300만원 상당의 클라우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크레딧을 제공한다.
한국 유망 스타트업은 잠재 고객
해외 테크기업의 국내 스타트업 지원에는 공통점이 있다. 모두 자사의 클라우드를 무료로 제공하는 방식을 택했다. 대부분 스타트업에 클라우드 사용은 필수다. 클라우드란 인터넷을 통해 누구나 어떤 곳에서든 특정 서버에 접속해 필요한 만큼 IT 자원을 빌려 쓰는 것을 말한다. 관련 전산 설비를 직접 구축하지 않고,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IT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어 최근 국내외 기업이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 클라우드 제공은 스타트업에 필요한 혜택이라는 얘기다.



달리 해석할 수도 있다. 글로벌 클라우드업체에 한국 스타트업은 중요한 잠재 고객이다. 국내 한 AI 스타트업 대표는 “회사가 성장할 수록 클라우드비중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AWS만 쓰다가 구글의 클라우드 지원을 받은 이후에는 두 곳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동시에 사용하고 있다. 특정 클라우드에 익숙해지면 다른 업체 것으로 옮기 힘들다. 그래서 성장하는 회사를 고객사로 확보하는 것이 클라우드 업체에 효과적인 전략이다.

해외 IT기업들의 스타트업 지원을 확대한 시점과 이들이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 본격 진출한 시기와 겹친다. 구글은 2020년 서울에 데이터센터를 처음 구축했다. 알리바바는 지난 3월 국내에서 데이터센터를 열었다. 글로벌 1위 업체 AWS는 서울 데이터센터의 가용 용량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 국내 IT업계 관계자는 “해외 IT 기업들이 한국에 데이터 센터를 앞다퉈 구축하면서 미래 고객인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 프로그램이 늘었다"고 말했다. 유망 스타트업에 투자하면서 자사 클라우드 사용을 유도하는 경우도 있다. MS는 2018년 동남아시아 지역 1위 모빌리티 업체인 그랩에 투자하면서 그랩과 클라우드 사용 계약도 맺었다.

해외 클라우드업체의 국내 영업 활동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구글 한국법인인 구글코리아는 2020년 부당지원행위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됐다. 국내에서 클라우드 서비스를 판매하는 계열사 구글클라우드코리아를 부당하게 지원했다는 혐의다. 구글코리아가 구글 클라우드 상품을 구매하는 국내 IT기업에 자사 앱 장터인 플레이스토어의 수수료를 할인해주고 있다는 신고가 공정위에 접수됐다. 부당 지원 행위로 공정거래법을 어겼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공정위는 당시 구글코리아의 관련 혐의에 대해 제대로 조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참 한 가지 더



구글은 왜 한국 경제에 기여했다고 계속 발표할까

구글은 지난달 한국 기업이 구글을 통해 169억 달러(약 22조 1000억원)의 규모의 경제적 편익을 봤다고 밝혔다. 관련해서 10만6000개의 일자리도 창출했다는 주장했다. 자사의 유튜브를 통해서는 한국 국내총생산(GDP)에 2조원 이상을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구글은 이런 내용을 '구글 포 코리아'라는 행사를 통해 밝혔다. 작년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개최한 행사다. 지난해에도 비슷한 내용을 소개했다. 스콧 버몬트 구글 아시아태평양 총괄 사장은 "지난해 구글 제품을 통해 세계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약 97만3000개였으며 이 중 97%는 중소기업(연 매출 800억원 이하 기준)"이라고 강조했다.

구글이 한국 경제에 대한 기여를 강조한 것은 국내에서 구글의 '갑질' 논란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구글은 자사 앱 장터의 통행세 명목으로 매년 1조원 이상의 수수료를 국내 기업에서 챙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 앱 장터에서 출시된 앱에서 발생한 매출(디지털 콘텐츠)의 30%는 구글에 지불해야 한다. 모바일 게임 스타트업 엔픽셀은 지난해 150억원 정도를 구글과 애플에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앱 장터 수수료율이 과하다는 지적에 정치권과 정부는 지난해 일명 ‘구글 갑질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세계 최초로 법제화하기는 했다. 하지만 구글은 올해 자사 결제 방식의 적용 범위를 오히려 확대했다. 최근 소관 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가 뒤늦게 관련 조사에 나섰다. 인터넷업계 관계자는 “구글이 한국 경제에 기여했다고 하지만 그 과정에서 광고, 수수료 등으로 올린 매출 규모는 수십 배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김주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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